아가씨땐 몰랐던 이야기..

조회 1767 | 2012-08-1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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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혹시 결혼에 대한 환상이 있었나요? 평생 믿고 의지하고 내편이 되어 줄 한남자와

그 남자를 쏙 빼닮은 이쁜 아이를 키우는 꿈..?
결혼선배들이 결혼은 현실이라고 말하며 즐길수 있을때 충분히 즐기고 해도 늦지않다던 말에도..

그럴꺼면 뭐하러 결혼하나 -
나의 삶은 뭔가 다른 반짝반짝한것이 있을것이 라 믿어의심치 않았습니다만.....
사랑하는 그이를 만나 행복만 할것이란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가고 -
시갓집의 "시"자만 나와도 멘붕ㅠㅠ 연애땐 누구보다 잘맞는 한쌍이었는데
일거수 일투족 어쩜이리 안맞는거 투성인지..
그렇게 정신없이 지지고 볶고 살다보니 아이가 생기고..
좋은거 이쁜거만 보며 공주처럼 태교할것이란 예상은 빗 나가고..
쳐.묵.쳐.묵. 살은 띠.룩.띠.룩. 열달 기다려 이쁜 내 새끼 안자마자부터 ..
리얼멘붕ㅠㅠㅠㅠ
출산피로 풀리기도 전에 시간시간마다 깨서 칭얼대는 아기 젖물리느라 나의 몸은 이미 나의것이 아니오,
나의 정신은 이미 안드로메다로~ 신랑의 도움이 절실하지만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건 없고..
늘 정신없고 나날이 깜빡증세는 심해지고 지랄머리 삐죽삐죽한..

나는 그렇게 대한민국 평범하고 흔한 아줌마가 되었습니다.
아가씨땐..
더운날씨에 빽빽 발악하며 우는 아기를 데리고 왜 굳이 나왔을까 했었지요

하지만.. 아기 엄마들이 어떤심정으로 아기를 업고 메고 집앞마트라도 나오는지..
그것이 그들에겐 그나마 누릴 수 있는 외출의 기회이고 기분전환의 방법이란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아기를 무릎에 앉혀놓고 힘들게 힘들게 밥을 먹으며 아기한테 맨밥 한숟갈이라도 떠먹이며 남들보기엔 불편해보이고 정신없어 보이면서도 외식을 하는건.
신랑있는 주말에 그렇게라도 해서 기분전환을 하고나면 또다시 한주일을 아기랑 혼자 치닥거리며

버틸힘이 나기때문이란걸 이제야 알게 되었지요..
외출할때 왜 유모차두고 업고 안고 다닐까 했는데 그건 아기가 죽어라 유모차를 안타려고 울고 불고 해서라는걸 알았구요 책에 있는대로 신경써서 아기를 먹이고 키우지 않고 그냥 대충 먹이기도하고 대강 키우기도 하는게
아기를 충분히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책 대로 해보려 노력 하다하다 안되서
이젠 엄마도 너무 지쳐서 어쩔수 없이 그냥 국에 밥 찍어서 먹이기도 하고 과자도

가끔 쥐어주는 거라는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아기 엄마들이 화장기도 없이 머리는 하나같이 다 뒤로 질끈 묶고 옷에는 밥풀도 붙어있고

팔꿈치에 보풀이 일어나 있기도 한것이 그들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미처 그런것까지

신경쓸만한 체력과 정신적 여유가 부족 해서라는 걸 아기낳고 키우는 지금에서야 깨닫게 되네요
가끔씩 남편이 친구들 만나러 간다고 홀로 내버리고 가면 문득드는 생각은..
여자로써 매력이 없는건가.. 이제 난 한물간건가..
나도 친구들이랑 술도 먹고 밤새 수다도 떨고싶지만 차마 내 새끼 걱정에 집앞문짝앞에서도 발을 떼지못하는 이유인데..
어떤 날엔 너무 힘들고 괴로워서 아무도 없을때 혼자 울기도 하고 도대체 왜 살지? 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도망치고 싶어도 엄마만 바라보고 착착 달라붙고 웃는 아기. 엄마를 보고 정말 주변이 환해지도록 밝게 웃어 주는

아기를 보면서 다시한번 맘을 다잡고 나는 오늘도 아기와 전쟁을 치루게 됩니다.
신랑님들. 퇴근후 :오늘은 뭐했어?밥은 먹었어? 라는 따뜻 한 말 한마디가 당신의 아내에게 큰힘이 된다는 걸 기억해 주세요 .. 당신의 아내는 당신이 잡아논 물고기가 아닙니다.
당신아이의 우주이자 전부인 어머니입니다. 오늘도 하루종일 나의 인생보다는 엄마로서의 하루를 택했던 당신!

우리 같이 힘내요.
당신은 참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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